브라질 아마존의 관문 도시 벨렝(Belém)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는 전 세계 기후 아젠다의 구조적 변곡점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파리협정 채택 10주년을 맞이한 본 총회에서 브라질 의장국은 COP30을 ‘이행의 COP (implementation COP)’으로 규정하며, 단순한 목표 설정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이행과 전환을 촉구하였다. 전 세계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n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AFF, 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로드맵의 두 가지 의미
TAFF 선언은 COP30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본 선언은 단순한 감축 약속을 넘어, 언제·어떻게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꿀 것인지에 대한 정치·재정·사회적 로드맵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전을 이루었다. 물론 우리 정부를 포함한 80개 이상 국가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TAFF 선언이 COP30 최종결정문에는 반영되지는 못했고, 그것은 이번 COP30이 남긴 한계이다. 다만 본 논의는 2026년 4월 콜롬비아에서 예정된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Just 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을 통해 더욱 구체화될 예정이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TAFF는 한국사회에서 두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1) 탈석탄 로드맵의 구축 여부와 2)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이행수단의 확립이다.
1) 한 보 더 내딛은 걸음, ‘Coal Phase-out (탈석탄)’
COP30의 핵심 성과 중 하나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불가역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한 것은 일보 진전이 되었다. 이는 한국이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를 국제사회에 공식 약속한 것으로, 이제 국내 에너지 시장은 석탄을 넘어선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TAFF의 흐름 속에서, 우리 정부는 석탄 전환 계획, 산업·수송 부문 탈탄소 로드맵 등 구체적 정책 패키지 안에 TAFF 원칙을 녹여 넣는 방식으로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2) 재생에너지 3배 확대의 전제조건, ‘Grid & ESS’
COP30에서는 “단지 재생에너지 목표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지탱하는 계통 유연성과 저장 능력이 없으면 TAFF 자체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점이 반복해서 강조되었다. 즉, TAFF는 “탈석탄 + 계통·저장장치 확충”이 결합된 패키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실제 COP30에서 열린 ‘그리드와 저장장치에 대한 고위급 회담’(High-level ministerial on Grids and Storage)에서는 ‘전력망 및 저장장치 협의체(Coordination Council for Grids and Storage)’를 출범시키고 ‘투자 가능한 파이프라인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Investable Pipelines)’ 등을 통해 TAFF 이행을 위한 인프라·금융 도구를 설계하였다.
n COP30과 NEXT group
탈석탄은 화력발전소를 끄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에너지 안보를 지키면서도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NEXT group은 ‘Coal Phase-Out Watcher 2’ 보고서를 통해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해법을 제시해 왔다. 보고서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최적의 석탄 감축 로드맵을 도출함으로써 현재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유지한다면 2035년 이후 대부분 석탄발전소는 경제성을 잃기 때문에 연료전환 계획을 수정으로써 2035년 이전 탈석탄을 달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출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TAFF 선언이 구체화될 예정이고 우리 정부가 PPCA에 가입한 만큼, 이같은 시나리오를 정부 정책에 얼마나 반영하고 실행하는지를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한편, NEXT group은 COP30에서 “Now it’s time to implement”라는 기치 하에 ‘ESS 확대를 위한 방안’을 주제로 파빌리온을 주최하였다. NEXT group은 기조연설을 통해 ESS 사업의 지속가능한 확대를 위해서는 △공정한 차익거래 보상 △용량요금제도 개선 △시장 외 금융 지원제도 구축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패널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Rocky Mountain Institute (RMI), Asia Clean Energy Coalition (ACEC), Institute for Climate and Sustainable Cities (ICSC), 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 (IEEFA), Global Solar Council, Global Renewables Alliance (GRA)에서 각각 참여하여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ESS의 역할, ESS 수요현황, 금융투자 지원 제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COP30이 쌓아올린 탈석탄의 로드맵의 초석은 향후 이어지는 이행계획 수립과 국가별 점검을 통해 확인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ESS라는 핵심 이행수단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EXT group은 이번 COP30 참가를 통해 탈석탄 로드맵 이행과 ESS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남겼다.
우리가 말한 것들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질 수 있도록 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는 이행의 시간이다. “Now it’s time to impl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