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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은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 방 향을 ‘저탄소 전환’으로 못 박고 이를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첫 공식 선언이다. 국무총리 소속 철강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철강 특구 조성 등 실행 장치가 포함된 만큼, 어떤 제품을 저탄소철강으로 인정하고 어떤 기술을 저 탄소철강기술로 규정할지가 산업 경쟁력의 미래를 결정한다. 기준이 모호하면 혼선이 생기고, 과도하면 기업은 전환 투자를 접게 된다. 따라서 국제 기준과 국내 기술 현실을 동시에 충족하는 한국형 저탄소철강 정의가 필요하다.
• 저탄소철강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방향성은 뚜렷하다. 저탄소철강 수요자 이니셔티브인 퍼스트무버연합(First Movers Coalition)은 2030 년까지 조달량의 10%, 스틸제로(SteelZero) 는 50%를 저탄소 철강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스웨덴 철강사 스테그라(Stegra)와 사브(SSAB)는 2026~2028 년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적용한 고급강의 상업화를 예고하고 있어, 머지않아 실제 거래 가능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 시장 기준은 아직 통일되지 않았지만, EU CBAM, 퍼스트무버연합, 스틸제로가 사실상 저탄소철강의 벤치마크로 작동하고 있 다. 국내 주력 기술인 고로-전로(BF-BOF) 공정의 평균 탄소집약도는 이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현 상태로는 국제 저탄소철강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
• 2030년까지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생산 가능하면서 저탄소철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철강업의 생산기술은 고로–전기로 복합 공정, 포스코의 하이렉스(HyREX), DRI 기반 전기로 공정(DRI-EAF) 세 가지다. 다만, 고로–전기로 복합공정은 기존 자산 활 용 이점이 있으나 청정성 측면에서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리스크가 있다. 하이렉스는 청정성과 기술주권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지만 생산 비용이 탄소감축기술 중 가장 높고, 청정수소 조달 부담이 크다. DRI–EAF 공정은 하이렉스 대비 비용 경쟁 력이 있고 대부분의 국제 수요에서 요구하는 탄소집약도 기준을 충족하지만 DRI 공급망 구축의 과제가 남아있다.
• 현재 국내 철강업계에서의 전환 논의는 하이렉스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나, 단일 기술 전략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DRI–EAF 를 포함한 복수의 기술 옵션을 저탄소철강기술로 규정해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야 한다. 특히 DRI–EAF 는 이미 상업화된 가스 DRI 공급망을 활용해 빠른 스케일업이 가능하므로 한국 철강사의 저탄소철강 시장 진입 시점을 앞당기는 핵심 수단이 된다. K-스틸법은 이러한 복수 기술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고 신속한 전환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내년 상반기 발표 예정인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종합계획과 연동해, 전력망·수소 인프라 등 국가 산업전환 로드맵과 정합성을 갖춘 전략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